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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전군, '프로카 천사운동'으로 爲民獻身
등록날짜 [ 2016년12월29일 10시38분 ]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근대 이전까지 군인은 가장 명예로운 직업 가운데 하나였다. 군복을 입고 전장에 나간다는 것은 참정권을 가진 시민의 특권이었으며, 외적의 위협으로부터 나라와 시민들을 지키는 군인은 사회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감사와 존경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금도 군인을 ‘군복 입은 시민’이라고 말한다. 군인은 국가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키라는 신성한 사명을 부여 받은 사람이고, 그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야 한다. 안중근 의사는 이를 가리켜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즉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라는 말을 유묵(遺墨)으로 남긴 바 있다.
 
일반적으로 군인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는 의미는 외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뜻으로 인식되어진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의 어떤 장병들은 외적의 위협뿐만 아니라 ‘가난’이라는 새로운 적을 맞아 싸우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이 들려온다.
 

군부대가 아너 커뮤니티가 된 사연
 
지난 7일, 강원도 원주의 한 군부대에서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커뮤니티(Honor Community)’ 제1호 현판 전달식이 열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억 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들에게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라는 그룹의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데, 개인이 아닌 기관·단체가 이러한 칭호를 처음으로 부여 받은 것이다.
 
아너 커뮤니티 제1호 영예의 주인공은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였다. 사실 군 장병들이 불우이웃을 돕거나 모금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야전군에게 아너 커뮤니티 자격을 부여한 것은 이 모금운동이 조금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제1야전군은 10여 개 사단 약 13만 대군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1군 예하의 각 부대들은 예전부터 장병들의 자발적 모금과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벌여왔었는데, 지난해 9월 김영식 대장(육사 37기)이 군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 이러한 대민봉사활동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40여 년 가까운 군 생활의 대부분을 야전에서 보낸 김 사령관은 군 밖에서는 ‘뼛속까지 야전군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군 안에서는 ‘아이디어 뱅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본인은 물론 예하부대의 각종 행사 때 화환 대신 쌀을 받아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 왔고, 일명 ’통통데이(通通-Day)'라 해서 군 간부들이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식당을 찾아 그 곳에서 외식도 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청취하는 프로그램도 제안하는 등 위국헌신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안하는 ‘덕장(德將)’으로 평가 받고 있다.

 

<1야전군사령부 영내에 설치된 사랑의 행복온도계>
 
특히 지난 2014년 ‘윤 일병 사건’이 터진 직후 구성된 민·관·군 병영문화 혁신위원회에서 “군인은 오로지 전투임무와 전투준비에만 몰두해야한다”는 평소 신념대로 전투근무지원, 즉 제초작업이나 기타 부대관리 잔업은 외주업체에 맡겨 병사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이러한 제안은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은 물론 군 안팎에서 적지 않은 반발에 부딪혔으나, 김 사령관은 제갈용준 중장(現 제5군단장)과 같은 군내 지지자와 당시 혁신위 제2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등과 함께 이 제안을 밀어 붙였다. 
 
그 결과 현재 전방 GOP 사단과 해병대 2사단 등 주요 부대들은 부대관리 작업 소요에서 해방됐다. 각 대대에 5명의 용역업체 직원이 상시 근무하면서 제초작업과 시설물 보수, 외곽 청소 등의 잔업을 전담하게 됨에 따라 장병들은 전투임무에 집중하고 그 외 시간에는 휴식과 자기 계발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는 한 장군이 전 군 장병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것이었다.
 
이런 김 사령관은 13만 대군을 지휘하는 1군사령관에 취임한 직후 또 아이디어를 냈다. 그 아이디어란 장병들이 군 생활 기간을 인생 설계 시간으로 삼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프로카 꿈 프로젝트’와 ‘나눔’을 통해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애국심 고취는 물론 민·군 간의 신뢰 형성에 기여해 보자는 일명 ‘프로카(FROKA) 천사운동’이었다.
 
이 프로젝트들은 시작 1년 만에 목표치를 2배 가까이 초과 달성했고, 기부운동인 ‘프로카 천사운동’은 출범 1년 만에 강원도 지역의 대표적인 모금운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부분 외동아들로 자라 나눔과 거리가 멀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우리 신세대 장병들의 전우애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모금운동이 보여준 것이었다. 
 
 
사랑과 존경의 십시일반(十匙一飯)
 
‘프로카 천사운동‘에서 프로카(First Republic of Korea Army)는 제1야전군을 뜻하는 것이고, 천사는 매월 1,000원을 기부하는 장병 또는 국민 4만 명을 모아 4,000만 원의 기금을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전우와 참전용사를 돕는 천사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사운동은 먼저 모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랑의 열매’로 유명한 사회복지공동모금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프로카 천사운동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전우를 돕는 ‘프로카 전우사랑 희망기금’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참전용사들을 돕기 위한 ‘프로카 호국영웅기금’으로 구분되는데, 장병들은 물론 외부인들도 기부에 참여가 가능하고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각 기금당 매월 최대 1만원씩 총 2만원을 후원할 수 있다.
 
‘프로카 전우사랑 희망기금’은 1야전군 예하부대에 복무 중인 장병 가운데 가족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장병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제공하여 생활고를 덜어주고, 해당 장병이 이러한 지원을 받고 있는 사실은 장병 본인과 지휘관만 알 수 있게 하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병사들 가운데 몸이 편찮은 부모님이 있거나 입대 전까지 해당 병사가 가장 역할을 해 왔던 경우가 지원 대상인데 현재 112명의 장병에게 매월 20만원의 생활비가 제공되고 있다. 이 모금 운동에 참여하는 장병들은 어려운 형편의 전우를 돕는다는 뿌듯함을, 도움을 받는 장병들은 군 복무기간 중 가정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 더는 안도감을 얻고 있는데,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1억 8천만 원에 달하는 기금이 조성됐다. 대부분의 기부자가 매월 몇 천 원씩 내는 장병들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다. 
 
<참전용사에게 호국영웅 기금을 전달하는 1야전군 관계자들>
 
 
‘프로카 호국영웅 기금’ 역시 지역 사회 참전용사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기금 규모를 늘려 가고 있다. 이 기금은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6.25 참전용사들을 찾아 정기적으로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올해 11월말 기준 3억 6천만 원이나 모금됐다. 
 
당초 1야전군사령부는 두 기금을 합쳐 매월 약 4,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장병들은 물론 장병 가족과 지역 주민들까지 참여하는 기금으로 발전하면서 모금 규모는 당초 계획의 2배인 월 8,000만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김영식 사령관을 비롯한 부대 관계자들은 강원도지사와 합참의장, 한미연합사령관 등 저명인사들이 부대에 방문할 때마다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기부를 유도했고, 현재는 강원도청과 원주시청, 태백시청, 인제군청, 평창군청, 화천군청 등 지자체 공무원들로부터 정기기부도 받고 있다.
 
빠른 속도로 기부금이 쌓이면서 지원을 받는 참전용사와 장병들도 늘어나고 있다. 12월 1일 기준으로 호국영웅 기금으로부터 생계지원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 받고 있는 참전용사는 143명(1억 2,978만원), 전우사랑 기금으로부터 생계지원비와 의료비를 지원을 받고 있는 생계곤란 장병은 112명(5,600만원)에 달하는데, 내년에는 지원 대상 인원을 100여 명 가량 늘릴 계획이고, 이달 중 지원 가정들에게 난방비를 추가 지원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기부라는 것은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고, 그만큼 세상이 각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나약하고 이기적이라고 걱정하던 바로 그 어린 장병들이 어른들이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해내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기성세대 어른들에게 매월 몇 천원의 돈은 말 그대로 푼돈이다. 하지만 PX 몇 번 가고 외박 한번 다녀오기에도 빠듯한 푼돈을 월급으로 받는 장병들에게 매월 몇 천원의 돈은 정말 큰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장병들은 자발적으로 그 적은 월급을 쪼개서 나눔을 행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인생의 가장 꽃다운 시기에 군복을 입고 나라를 지켜주는 위국헌신을 넘어 전우와 국민들의 행복까지도 지켜주는 위민헌신(爲民獻身)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신세대 장병들에게서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이 보인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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